서울시가 새로운 도시계획 체계인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의 실현을 위해 이달 관련 용역을 착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유연한 도시계획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용도 도입의 자율성을 높여 다양한 기능이 혼합된 미래공간을 창출하겠단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최종 확정한'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통해 ‘비욘드 조닝’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바 있다. 시는 2040년을 바라보는 장기계획에 이 같은 개념을 명시함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도시공간을 유연하게 담아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고히 한 셈이다.
‘비욘드 조닝’은 미래 융복합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울형 도시계획체계로 제시된 개념이다. 현재의 용도지역제는 도시 공간(땅·지역)의 기능이 중복되지 않도록 업무・상업・주거・녹지 등 각종 도시 활동에 대한 공간적 배치와 수요를 구분하여 결정하는 기본적인 수단으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점차 공간 기능이 융복합되는 추세에서 근무시간 및 업무공간의 다양화, 여가문화 향유의 증대 등 급변하는 다양한 생활양식을 수용하기엔 현 용도지역제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시는 미래형 도시관리체계인 ‘비욘드 조닝’을 선제적으로 구상, 구체적 실현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도시계획 정책 및 제도개선 과제로 삼아 국토부에 지속적으로 제안한 것은 물론, 국토부-지자체 도시정책협의회 논의 안건으로 관련 내용을 제출하는 등 중앙정부와의 협의도 추진해왔다.
국토부 및 서울시 포함 17개 광역시도로 구성된 도시정책협의회는 인구감소, 기후변화, 도시경쟁력 등 국가적 이슈에 정부와 지자체가 공동 대응하고, 지방 행정의 주요 영역인 도시계획, 도시개발 및 관리 등 도시 분야의 제도개선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22년 출범했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정책 방향에 동감하며 도시계획 체계 개편에 대해 적극 고려하여 지난 1월 '도시계획 혁신 방안'을 수립, 발표했다. 3가지 공간혁신구역(도시혁신구역, 복합용도구역, 도시계획시설입체복합구역)을 도입해 기존의 틀을 벗어난 유연한 도시계획을 통해 융복합 도시공간 조성을 착수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3종 공간혁신구역 중 도시혁신구역은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전면 개편한 한국형 화이트존(White-Zone,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토지의 용도와 밀도를 자유롭게 계획하여 민간이 선호하는 도심 내 유휴부지에 고밀 융복합 개발이 가능하게 하는 지역이다.
복합용도구역은 전면 재개발보다는 점진적·융합적 전환 필요지역에서 기존 용도지역의 용적률 내 복합용도계획을 적용하여 업무(Work)-주거(Live)-생활(Play)의 융합을 허용하는 것이다.
도시계획시설 입체복합구역은 각종 시설 설치가 제한된 도시계획시설의 복합화 허용, 밀도 상향을 통해 도시계획시설을 복합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 같은 중앙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서울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서울의 여건에 기반한 합리적인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공간혁신구역 선정기준 및 가이드라인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용도지역제에 기반한 현행 도시계획 체계에 공간혁신구역 3종을 신규 도입하는 국토계획법 일부 개정안이 김정재 의원 대표발의(’23.2.27.)를 통해 현재 입법예고 중이다.
우선, 공간혁신구역 시범사업 대상지를 연내 선정해 ’24년 구역 지정을 추진하고자 한다. 특히, 공간혁신구역 중 도시혁신구역과 복합용도구역의 지정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구역 지정 위치 및 계획 내용 등에 대해 국토부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변화와 새로운 공간수요에 대응해 도시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낼 수 있는 미래형 도시관리체계 및 단계적 실현화 방안을 검토해나갈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비욘드 조닝을 통해 토지이용 유형, 용도, 밀도, 건축물 형태 등이 다채롭게 조합되는 미래 도시, 서울을 실현해갈 것”이라며 “이번 용역을 시작으로, 메가시티 서울에 걸맞은 도시계획 혁신에 대한 시도를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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