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그동안 도심을 단절시키고 주변지역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꼽히던 수서차량기지를 입체복합개발한다. 수서차량기지 상부를 인공 데크로 덮고 그 위에 주거·상업・문화시설과 녹지공간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철도차량기지는 대규모 기반시설 입지로 인한 주변지역 기능과 공간적 단절로 지역활성화 가능성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주변지역 도로체계 단절로 교통접근성이 양호하지 못하며 소음, 진동 등 생활환경을 저해하고 있다.
수서차량기지는 강남구 자곡동에 위치한 폭 300m, 길이 약 1km 정도로 남북방행 장방형 형태를 가진 면적 204,280㎡(약61,903평)의 서울교통공사 소유 차량기지로 검사고, 관리동, 정비동, 유치선 33개 등의 주요시설이 배치되어 있으며, 현재 도시관리계획상 개발제한구역이며 서울공항과 인접한 비행안전구역에 속한다.
서울시는 직접개발이 가능한 철도차량기지 중 수서차량기지를 우선사업 대상지로 선정해 입체복합개발을 위한 사업화 계획 수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직접개발이 가능한 서울교통공사 소유의 차량기지 11개소 중 서울에 소재한 차량기지는 8개로, 평균 대지면적은 약 20만㎡이며 대부분이 1990년대에 개소하여 준공 후 30년이 경과 되어, 정비 시기가 도래했다. 또한 철도 차량기지는 도시 외곽에 위치해 도시확산에 따른 시가화가 가속됨에 따라 도심 내 대표적 개발 가용지로 부각되고 있다.
차량기지 부지활용을 위해 지금까지 외곽이전 후 개발방식을 주로 추진했으나, 계획 초기부터 지역 간 갈등 문제를 유발하여 이전부지 마련 자체가 어려운 현실이고, 막대한 이전비용과 기간이 소요되는 등 실행에 난관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종전방식을 벗어나 기존기지 입체복합화를 위한 새로운 계획 및 사업화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서차량기지는 도시기본계획상 ‘수서·문정지역중심’으로 수도권 동남부 발전 축에 위치하며, 교통의 요충지로, 수서역세권 복합개발과 연계해 시너지를 높일 수 있어 개발잠재력과 사업성이 충분한 복합개발 추진의 최적지로 검토됐다.
수서지역은 도심에서 떨어진 농지 중심의 개발제한구역으로서 ’93년 수서역, ’94년 수서차량기지 인프라가 신설되고, 인근 문정지구에는 ’08년 도심산업 이전을 위한 ‘가든파이브’ 조성을 시작으로 수서·문정 도시기능 도입에 착수했다.
이후 ’09년 동남권유통단지, 문정지구(’10착공~’17완공)의 개발로 물류·업무·지식산업 기능을 도입하고, ’15년부터 강남·세곡2·장지 및 위례신도시의 개발로 정주 인구가 증가했다.
현재 수서역 일대는 동남권 지역중심을 지향하며 수서 역세권 복합개발 및 역세권 공동주택개발을 통해 주변 개발이 완성 중이며, 중·장기적으로 GTX, 수서-광주선까지 수도권 및 전국과 연계되는 관문 도시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이에 대규모 주거단지 개발로 급격한 인구증가를 보였지만 송파구에 편중된 생활편의시설을 수서차량기지 복합개발로 생활권 기능을 강화하여 균형있는 지역중심을 완성하고, 부족한 산업·업무기능을 보완하여 새로운 광역 중심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서울시는 수서 일대가 지역중심기능 강화를 위한 신 성장산업 및 지원기능 확충이 필요한 지역인만큼, 복합개발을 통해 신성장 업무기능 중심으로 인프라, 주거, 문화 등 유연한 복합구성을 허용하여 강남 도심과 판교지역 성장축을 강화·지원하는 동남권 디지털 기반 첨단산업 복합도시로 계획하고 있다.
2040 서울 도시기본계획상 수서·문정 지역중심은 신성장 로봇·정보기술(IT)산업이 특화된 첨단산업·업무 서비스 중심지로 육성하여 업무·상업을 비롯한 산업교류기능을 강화하고 문화·여가 및 도심주거 기능을 보완하며 수서와 문정간 공간적·기능적으로 연계하도록 계획됐다.
수서차량기지는 수도권 및 서울 동남권 창조 산업축이 연계되는 성장거점으로서, 강남의 글로벌 업무기능과 잠실 MICE(전시 복합 산업) 및 국제교류업무, 쇼핑관광기능 등을 수도권 남부 주요지역인 판교 등 연구 개발(R&D)중심 혁신공간과 연계하는 핵심지역이며 산업교류의 요지이므로, 삼성-양재-수서·문정-판교로 이어지는 동남권 지식산업 거점 조성으로, 포화상태인 경기도 판교 등지에서 서울로 유턴하는 정보기술(IT)기업의 첨단업무 수용공간을 확보하여 수서차량기지를 동남권 디지털 기반 ‘첨단산업 복합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프랑스 파리의 고밀 복합개발 지역인 리브고슈 사례를 벤치마킹해 차량기지 기능을 유지하면서 상부를 기존도시와 연계한 입체도시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리브고슈는 1990년대부터 철도 상부에 인공지반을 조성하여 상업·주거·교육·녹지 등으로 복합개발을 시행한 대규모 기반시설 복합개발 사례다.
미국, 프랑스 등지에서도 철도 상부 인공대지를 설치해 입체복합을 성공한 사례가 있다. 공통적으로 상부는 도시기능을 도입하고 하부는 철도기능을 유지해 기존도시와 연계·통합한 새로운 도시골격 조성으로 업무·상업·주거 및 녹지가 복합된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획기적 전환을 이뤘다.
미국 맨하탄 웨스트는 선로 상부에 기둥건설 필요없는 공법을 적용하여 선로의 철도 운행을 지속 유지하면서 인공데크 조성 및 상부공사를 추진했다.
프랑스 리브고슈 또한 말뚝기둥과 철교데크 공법으로 인공데크를 조성하고, 상부 공사를 실행하여 선로의 차량 운행을 지속 유지했고, 철도 상부 인공데크와의 단차 해결과 도시 연결을 위해 건축물, 보행계단 및 보행교를 적용했다.
특히 허드슨 야드는 복합 도시로서 뿐만 아니라 맨하탄 웨스트 지역을 연결하여 전체 동서 도시축 조성에 기여했고, 고가철도 레벨에 해당하는 하이라인파크를 인공데크 레벨과 연결하여 남북방행 보행 및 도시축을 입체적으로 연계함으로써 도시활동 네트워크의 결절부 역할을 수행하는 개발 효과를 창출했다.
기본구상에서 계획한 수서차량기지 개발 규모는 9~16층, 연면적 약665,000㎡로 이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861,547㎡)의 80%수준이며, 인공데크(약83,000㎡) 건설비는 조성후 토지 가치의 46%수준으로 서울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사업성이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시 업무중심의 주거·공공·상업·철도시설 등을 적정 배분할 예정이며 세부 도입시설은 추후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차량기지 입체복합, 도시기능 조성, 지역과 연계 등 세가지 계획 원칙을 수립해 입체복합개발을 추진한다.
먼저, 서울시는 수서차량기지가 개발제한구역(GB)내 204,280㎡의 대규모 부지로서, 3호선 차량 경정비・유치 역할을 하는 만큼 철도의 지속적인 운행을 위한 선로 기능 유지가 필수적임을 전제로 개발계획을 구상한다.
이에 따라 차량기지 상부는 복합도시, 하부는 철도기지로 입체복합화 한다. 이를 통해 선로변 이격, 선로 이전, 검수고 이동으로 차량운행을 유지하면서 약 87,000㎡의 가용부지를 확보하게 된다. 일반부지는 일반 구조 공법의 건축물을 조성하고, 장스팬부지는 교량 공법의 인공데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인공데크 설치로 인한 차량기지 근무환경 저해를 예방하기 위해 서울교통공사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채광·환기·안전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의 폭염·수해·한파 등에 노출된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하여, 쾌적한 업무환경 조성을 최우선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차량기지 및 탄천으로 단절된 동서 연결체계를 인공데크 상부 보행친화공간 조성으로 보행체계를 구축하고, 수서·문정을 잇는 보행교를 통해 역세권 중심의 입체적 도시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상지는 동서방향으로 우면산, 구룡산~대모산~남한산성 등을 연결하는 녹지축이 연결되는 지점에 위치하여, 개발을 통해 한강 및 탄천이 연결되는 수변축과 수서-문정-위례로 연결되는 도시축을 완성할 예정이다.
아울러, 수서차량기지는 SRT, GTX-A 등 광역교통이 집결되어 수도권 및 전국과 연계되는 관문 역할을 할 수 있는 풍부한 개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입체복합 개발시 동부간선도로 및 자곡로와 직접 연결하여 지역간 연계 기능을 원활히 하고, 동서 및 남북간 단절되어 있는 녹지 생태축과 도시축을 연결하여, 광역 환승 거점인 수서역 일대를 명실상부한 중심지로 완성할 계획이다.
시는 ’22년 수서차량기지 입체복합개발을 위한 기본구상 수립을 완료했으며, 올해에는 세부적인 도입기능, 개발방식 등 구체적인 사업화 계획 수립 용역을 서울교통공사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과업내용은 적정 도입용도 및 개발규모, 민간사업자 공모사업을 위한 공모지침 작성, 도시개발사업 등 적정 개발방식,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도시관리계획 변경, 입체화에 따른 차량기지 근무자의 근무환경 개선 방안 등이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잠재력이 풍부한 수서차량기지의 입체복합개발을 통해 포화 상태인 경기도 판교 등지에서 서울로 유턴하는 IT기업 등 첨단업무기업을 수용하여 수서역 일대를 명실상부한 중심지로 완성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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