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희생자 45명, 정부 첫 공식결정...발생 74년만에

유족 214명도 결정...내년부터 희생자 신청받아 의료지원금 등 지급

정부가 6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제3차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개최해 여순사건 희생자 45명과 유족 214명을 결정했다.

이에 위원회는 내년부터 희생자의 신청을 받아 의료지원금과 생활지원금을 지급하고, 집단학살추정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직권조사를 확대하고 희생자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희생자 결정은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지난 1월 21일 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여순사건이 발생한지 74년만의 일이다.

이번에 결정된 희생자 45명은 전원 사망자이며 유족 214명은 배우자 1명, 직계존비속 190명, 형제자매 19명, 4촌이내 방계혈족 4명이다.

여순사건은 정부수립 초기 단계에 국군 제14연대 일부 군인들이 국가의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일으킨 사건이다.

이로 인해 1948년 10월 19일부터 1955년 4월 1일까지 여수·순천지역을 비롯해 전남, 전북, 경남 일부 지역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당했다.

위원회는 이번 결정과 함께 여순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진상규명 조사도 시작하기로 했다. 앞으로 위원회는 실무위원회, 관련 시·군이 합동으로 조사단을 꾸려 2년 동안 진상조사를 진행한다.

아울러 전북 남원지역의 피해현황에 대한 직권조사도 실시한다. 남원 지역은 문헌상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나 희생자 신고 접수가 저조해 실질적인 피해현황을 직접 조사할 필요가 제기돼 왔다.

한편 위원회는 출범 후 9개월 동안 전남도뿐만 아니라 전국에 신고처를 설치해 지난달 말까지 3200여 건의 신고를 접수했다.

여순사건 후 오랜 시간이 지났고 희생자와 유족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방송·신문, 케이티엑스(KTX) 전광판, 농협 ATM기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집중홍보하고, 상담부터 접수까지 일괄 지원하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또 집단학살추정지 실태조사를 하고 있으며, 여순사건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창작오페라 공연 등 다양한 교육·문화사업도 지원해왔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한 총리는 “오는 19일 여순사건 추념식을 앞두고 실질적인 첫 조치를 할 수 있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이번 조치가 희생자와 유가족분들께 아주 작은 위안이라도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여순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희생자 한 분의 누락도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희생자와 유가족분들의 아픔이 온전히 치유될 때까지 국가의 책무를 끝까지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유족 신고 기간은 내년 1월 20일까지이며, 신고서는 위원회와 실무위원회에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으로 제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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